흔히 당산의 코인노래방을 고를 때 넓고 쾌적한 방을 우선순위로 둔다. 다들 개방감에 현혹되어 정작 본질인 소리의 질을 놓치고 만다. 좁은 공간이 주는 답답함을 피하겠다고 큰 방을 선택하는 순간, 음질과 에코의 밀도는 무너진다. 소리가 넓은 공간으로 흩어지면서 생기는 음향적 손실은 기계 성능으로도 보정되지 않는다.
소리의 울림을 제어하려면 벽면과 마이크 사이의 거리가 좁아야 한다. 당산의 매장들을 살펴보면 대형 방의 음향 설정은 다수의 소음을 감당하기 위해 지나치게 왜곡되어 있다. 좁은 방은 반사음이 빨라서 박자를 맞추기 편하고 목소리가 낭비 없이 흡음된다. 반면 큰 방은 소리가 시간 차를 두고 돌아와 미세한 시간 지연을 만든다. 넓은 방이 더 좋은 곳이라는 편견은 음향학적으로 틀렸다.
코인노래방에 설치되는 장비의 출력은 대개 규격화되어 있어 방이 넓어진다고 스피커가 커지지 않는다. 같은 스피커가 좁은 방에서 내는 압도적인 음압을 큰 방에서는 경험할 수 없다. 소리가 텅 빈 공간에 퍼지는 현상을 두고 음향이 부드럽다고 포장하는 이들이 있지만, 그건 소리가 힘을 잃은 것에 불과하다. 묵직한 소리를 원한다면 구석진 소형 방을 골라야 한다.
휴식을 원한다면 카페를 가고 노래를 부르려면 좁은 방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구석의 작은 방일수록 관리가 안 된다는 우려도 있지만, 마이크 흡음력과 반사음의 균형은 오히려 그런 좁은 상자 안에서 완성된다.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밀도는 결국 가장 작은 면적에서 나온다. 시각적인 개방감에 속아 소리를 포기하는 선택은 그만둘 때가 되었다.